국민은행, 해외투자 손실 1조

국민은행, 해외투자 손실 1조

기사승인 2017-02-01 22:40:30 업데이트 2017-02-03 16:21:14

[쿠키뉴스=송금종 기자] KB국민은행이 해외진출에 나섰다가 1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고 결국 사업을 접었다. 반면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대출 금리를 올려 소비자로부터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은행은 지난 31일 국외투자자회사 BCC(Bank CenterCredit) 지분매각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카자흐스탄 현지 ‘체스나 은행(Tsesna Bank)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주식양수도 계약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 BCC 지분 41.9%를 9541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우려도 있었으나 강정원 전 행장 등 당시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국민은행은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자했다.

부동산 담보대출 위주로 영업을 하던 BCC는 인수 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부실은 눈덩이처럼 커졌고 국제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BCC의 장부가를 1000원으로 조정해 투자액 대부분을 사실상 손실 처리했다. 이 인수건은 금융당국의 중징계로 이어졌고 강정원 전 행장이 물러나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해외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은 국민은행은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내린 지난해 6월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10년 이상 분할상환방식) 금리는 2.91%였다. 국민은행은 조달금리가 떨어졌지만 오히려 금리를 올렸다. 올해 1월 기준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3.30%로 반년새 0.39%p 높아졌다.  

지난해 9월 기준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액은 56조9000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익을 추산하면 약 2200억원이다. 금리를 올려 소비자로부터 카자흐스탄 투자 손실액 4분의 1을 회수한 꼴이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은 매각 결정 이사회 일정을 일체 공개하지 않은 채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우선협상 대상자와의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상반기 내에는 주식양수도 절차를 마무리 할 계획”이라며 “우선협상 대상자인 ‘Tsesna Bank 컨소시엄’은 KB 지분 인수 이후 BCC에 추가 증자를 검토할 예정이고, 최종적으로는 Tsesna 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대형화 및 특히 기업·소매 금융 분야에서 시너지 증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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