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만명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 5차 촛불집회는 국민과 대통령이 갈 길이 다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2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통해 “어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제5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추운 날씨와 눈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울 광화문 광장의 150만을 포함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190만 개의 촛불이 타올랐다. 촛불이 횃불이 되고, 횃불이 들불이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직 대통령이 주범이 되어 국정을 농단하고 국기를 뒤흔든, 단군 이래 최악의 권력 게이트에 맞서 우리 국민들은 반만년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위로 저항권을 행사한 것”이라며, “시위 참가자들은 시종 일관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며 깨끗하게 거리를 청소했고, 경찰 버스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꽃 스티커’를 붙였다. 우리 위대한 국민들은 정치적인 집회마저도 예술로 승화시킨 것이다. 외신들은 유례없는 대규모 집회가 평화적이고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호평했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한국의 이미지가 추락하는 것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민주주의의 축제를 펼친 우리 국민들이 회복시킨 것”이라며, “2100년 전 중국 역사가 사마천은 ‘가장 좋은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따르는 것이고, 최악의 정치는 국민과 다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과 맞서는 ‘최악의 정치’를 즉각 멈추라”고 촉구했다.
또 “어제 가수 안치환이 개사해서 부른 노래 가사처럼, ‘하야가 꽃보다 아름답다’. 대통령은 ‘하야’라는 국민들의 지엄을 명령을 따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도 논평을 통해 ‘위대하고 장엄한 민심의 파도에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장진영 대변인은 27일 “5주째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이 전국 방방곡곡의 광장을 가득 메웠다. 칼바람이 몰아치고 첫 눈이 내렸지만 우리 국민들은 사상 최대규모의, 세계사에 유례를 찾기 힘든 장엄한 집회를 만들어냈다”며 “‘박근혜 퇴진’을 소리 높게 외쳤지만 질서와 평화, 그리고 배려를 잃지 않는 감동적인 모습을 연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자랑스러운 역사를 써내려가는 대한민국 국민과 추잡한 역사만 쓰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도저히 어울릴 수 없다. 세계 최고수준의 국민들과 세계가 손가락질하는 대통령은 함께 갈 방법은 없다”라며,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며 대통령은 국민을 이길 수 없다. 법원도 경찰도 민심의 편에 섰다. 내각의 장관들마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만 남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회는 온 국민의 엄중한 염원을 받들어 대통령 박근혜 탄핵소추안 의결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탄핵의 길에서는 여야가 손을 잡고 뜻을 모아야 한다. 여기에서마저 당리당략을 내세운다면 광장의 횃불은 국회를 덮칠 것”이라며, “국민의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과 국정조사로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탄핵에 찬성하는 어떤 세력과도 연대하여 기필코 탄핵을 이루고야 말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번 촛불집회에 나선 국민들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다만 야권에 대해 정치적 공세를 중지하라고만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