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빠 꿈꾸는 조정석, 때마침 찾아온 ‘좀비딸’ [쿠키인터뷰]

좋은 아빠 꿈꾸는 조정석, 때마침 찾아온 ‘좀비딸’ [쿠키인터뷰]

영화 ‘좀비딸’ 주연 배우 조정석 인터뷰

기사승인 2025-07-26 06:00:07
배우 조정석. NEW 제공


배우 조정석은 5살 난 딸을 둔 아빠다. 그런 그에게 부성애를 다루는 영화 ‘좀비딸’은 당시 가장 가슴에 와닿는 작품이었다. 24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시나리오가 흡인력 있게 착 들어오더라. 너무 하고 싶다고 강력하게 어필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좀비딸’은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좀비가 된 딸 이수아(최유리)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하는 아빠 이정환(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 코믹 드라마다. 글로벌 누적 조회수 5억뷰를 기록한 동명의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조정석의 한줄평은 “웃음과 감동 다 잡은 영화”다. 그는 “제가 시나리오를 봤을 때 느꼈던 재미를 많은 분과 공유하고 싶다”며 “부성애도 물씬 느껴보시고, 매워 보이는 좀비 소재 영화의 순한 맛도 경험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좀비딸’의 웃음은 조정석을 비롯해 배우 이정은(김밤순 역), 윤경호(조동배 역)의 코미디 연기에서 나온다. 조정석은 “앙상블이 최고였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단체카톡방 이름 ‘좀비여고동창회’를 근거로 내세웠다. “아주 여고생들처럼 꺄르르, 꺄르르였어요. 누가 빌드업할지, 어떤 포인트를 살릴지, 이런 시선이 다 한 지점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내가 앞장서서 더 웃겨야겠다는 건 없었어요.”

그래서인지 ‘좀비딸’에서는 애써 웃기려 든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코믹 연기 대가인 조정석의 생각대로였다. “웃기려고 하면 더 안 웃겨요. 좋은 아이디어나 기발한 생각에 기인하는 코미디도 있고, 굉장히 절묘한 순간에 대사를 하는 코미디도 있지만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웃기려고 하지 않을 때 웃긴 것 같아요.”

배우 조정석. NEW 제공


조정석은 오히려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리는 후반부에서 연기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잘 모르겠더라고요, 내 감정이 여기까지 분출돼도 괜찮은 건지. 이런 부분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어요. 수아의 옷을 가지러 간 장면, 놀이동산에서의 장면, 그리고 엔딩이 그랬어요. 감정이 안 나와서 힘들 때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감정이 너무 포괄적으로 나와서 어떻게 흐름에 맞게 배치하고 표현할지 많이 생각했어요.”

언급한 신들을 관통하는 주제인 부성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묻는 말에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답했다. “이 작품을 하면서 부성애가 커졌냐고 묻는다면 사실 변화가 없어요. 항상 저는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아요. 예뻐서 좋은 게 아니라 그냥 좋아서 좋은 느낌과 비슷해요. 동물들도 새끼를 낳으면 핥아주잖아요.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닌데요. 아빠가 됐으니까 자연스럽게 부성애가 장착되는 것 같아요.”

이렇듯 ‘딸바보’가 된 조정석은 작중 딸인 배우 최유리에게도 푹 빠진 모양이었다. “너무 예의 바르고 착해요. 완벽에 가까워요. 현장에서 제일 어른 같았어요. 그만큼 작품에 임하는 태도가 정말 좋았어요. 부모님이 누군지 궁금증을 자아낼 정도였어요. 내 딸도 유리처럼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저도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가정에 충실한 아빠요.”

조정석은 ‘딸바보’ 외에도 또 다른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 바로 ‘여름의 남자’다. ‘엑시트’, ‘파일럿’ 등 여름에 공개한 작품들을 연이어 흥행시키면서 얻은 애칭이다. 특히 올여름에는 ‘엑시트’를 함께했던 임윤아의 ‘악마가 이사왔다’와 맞붙는다. “‘여름의 남자’라니 감개무량하죠(웃음). 여름에 개봉해서 기대된다기보다 시사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기분이 좋아요. 뚜껑은 열어봐야겠지만요. 윤아는 가족이나 다름없어요. 서로 잘되면 좋겠어요. ‘끌고 밀고 하자’고 얘기를 나눴어요. 침체된 극장가가 살아나면 하는 바람입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