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는 지난해 대비 연 0.3%가량 상승했다. 가계부채가 1400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금융소비자의 이자 비용은 1년새 4조~5조원 더 늘어난 셈이다.
대출금리는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나오면서 계속해서 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가계부채 억제와 경기 부양이라는 두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금리인상은 점진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2월 기준 만기 10년 이상인 15개 예금은행(산업은행,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제외)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평균 금리는 전년 대비 0.29%p 오른 연 3.48%로 집계됐다. 주담대를 제외한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도 4.87%로 전년 4.52%보다 0.35%p 증가했다.
또한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금은행 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올해 10월 기준 3.46%로 전년 대비 0.13p 상승했다. 이는 지난 11월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올리기 전 집계된 수치다.
대출금리 산정에 쓰이는 코픽스(COFIX)도 연초대비 올랐다. 코픽스는 지난 15일 기준 1.77%로 올해 1월(1.56%)대비 0.21%p 증가했다. 코픽스는 3월 1.48%로 떨어진 뒤 9월까지 1.4%대를 유지해 오다가 10월 들어 1.5%대를 회복했다. 이후 두 달 연속 오름세다.
금융권에서는 대출금리가 내년에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이 내년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이상 더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 일부 시중은행들도 대츨금리를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실제 대형 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은 가산금리를 일부 인상하며 대출금리 인상에 앞장서고 있다. 신한은행의 12월 일반신용 대출은 기준금리 인상 전보다 0.36%p 오른 연 4.21%로 확인됐다. 이는 연간치(0.35%p)를 웃도는 수치다.
다만 금융권 대부분의 대출금리 인상 속도나 증가폭은 점진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은행들이 섣불리 대출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IB(투자은행)전문가들은 내년에 기준금리가 한 번 정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신임 총재에 따라 당락이 바뀔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경기를 끌어올려야 해서 크게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대출금리는 시장금리를 따라가는 수준일 것”이라며 “시장금리도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내년 시장 금리가 올해 대비 평균 0.5%p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출은 정부 정책에 막혀 올해 수준이 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기대출을 늘리겠지만 점진적으로 늘릴 거라 수익이 확 좋아지진 않지만 그렇다고 떨어지지도 않을 것이라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