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회장 등 적폐청산 바람에 몸 사리는 지방은행장들

박인규 회장 등 적폐청산 바람에 몸 사리는 지방은행장들

기사승인 2017-11-08 05:00:00 업데이트 2017-11-09 18:13:36

금융권 적폐청산 바람이 불면서 지방 금융기관장도 입장이 곤란해졌다. 특히 박인규 DGB금융지주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사퇴 압박을 거세게 받고 있다.

박 회장은 여직원 성추행 문제와 비자금 조성 등 악재가 터지면서 그룹 수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처지에 놓였다. JB금융지주는 회장 교체설에 대해 침묵을 지키면서도 적폐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회장은 비자금 조성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달 두 차례 경찰조사를 받았다.

박 회장은 대구은행 간부들과 지난 2014년 3월부터 올 7월까지 구매한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꾸는 ‘상품권 깡’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회장은 횡령이나 배임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회장은 대구은행 모 지점에서 발생한 여직원 성추행 문제를 수습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대구은행은 이번 일로 고객 신뢰를 잃었다. 박 회장은 지역 시민단체 등 외부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낙하산’ 친박 인사들이 줄줄이 잘려나가면서 박 회장 거취는 더욱 불분명해졌다. 박 회장은 금융권 친박 인사로 알려져 있다. ‘친박 물갈이’가 금융권으로 확산되면서 지방 금융기관중에는 박 회장이 주요 타깃으로 지목됐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의 자진사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채용비리 사건이 터지자 스스로 행장직에서 물러났다. 박 회장은 현재 별다른 대응 없이 추가 소환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경찰 조사를 받은 이후 아직은 특별한 게 없다”며 “(회장님은) 계속 업무를 보고 있고 교체 얘기도 못 들어봤다”고 일축했다. 

DGB금융 내부에서는 박 회장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길 꺼리고 있다. 모 금융권 관계자는 “DGB가 정리가  안 된 거 같은데 직원들도 말하기 껄끄러워하더라”며  “아는 게 있어서 살짝 물어봤는데 대답 안 하더라”며 귀띔했다.  

또 다른 지방 금융기관인 JB금융지주는 적폐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장 교체설도 부인했다.

JB금융 관계자는 “(회장이)광주은행장도 자행 출신으로 선임하고 회장직만 하고 있어서 (적폐) 내용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다른 은행들 보다는 안정적이다”고 설명했다. 김한 J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겸직해오던 광주은행장직을 내려놨다.

회장 교체설에 대해서는 “들은 적이 없고 그럴만한 이유도 없다”며 “우리은행은 채용비리기 터지면서 행장이 자진 사퇴한 거 같은데 우리와는 관련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장이) 섣불리 그만둔다, 연임한다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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