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27일 공식 취임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부산은행 본점에서 열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지주회장으로 선임됐다. 김 회장은 지난 15년간 금융회사 CEO를 역임하는 등 증권가 최장수 CEO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그는 또 현대증권(현 KB증권)·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이 종합 증권사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등 경영능력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지완 회장이 엘시티 특혜대출, 주가조작 등 내부에 만연한 적폐 해결에 우선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또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제외한 비은행 부문 수익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엘시티 특혜대출·주가조작 등 내부적폐 문제 만연
국내 5대 금융그룹인 BNK의 수장에 올랐지만 김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는 남아있다. 우선 조직 안정이 급선무다. 김 회장은 최근 노조 달래기에 성공하며 조직융합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 김 회장은 취임과정이 그리 순탄치 못했다. 김 회장은 부산상고 출신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연이 있고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경제고문을 맡아 낙하산 지적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노조와 지역 시민단체는 김 회장 선임을 반대해왔다. 그럴 때마다 김 회장은 낙하산 논란을 부인했다. 김 회장은 취임사에서도 “낙하산이 아니다”며 “고향 발전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하는 자리로 생각 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노조에 부산은행 자율경영·차기 지배구조 내부승계·교육 등 사원복지 개선 등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막판 2파전을 벌인 박재경 회장 대행은 지주사장 자리에 앉히는 등 균형을 이뤘다. 아울러 김 회장은 조직 안정화를 위해 순환 보직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업계는 지주창립 이후 첫 외부출신 CEO를 배출한 만큼 대대적 조직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BNK금융은 성세환 전 회장 당시 주가조작, 엘시티 특혜대출 의혹 등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지방거점 금융회사 위상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안팎에서는 내부적폐로 키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직개편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김 회장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각 부문별 전문가로 구성된 BNK백년대계 위원회(가)를 만들어 경영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인사구조도 개편하기로 했다. 본부장급 인사는 은행장이 결정하고 부행장급 인사는 지주 사장과 협의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했다. 이견이 발생하면 회장이 직접 나서서 조율하는 등 책임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비은행 부문 수익 확대…부문별 융합으로 4차 산업혁명 등 대응
BNK금융그룹은 은행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주축이다. 하지만 저금리 시대에 예대마진으로는 은행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BNK금융은 지방 금융기관 중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BNK금융은 올 상반기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33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다.
김 회장은 호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남은 하반기에 비은행 부문 수익 확대에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취임사에서도 비은행 부문과 비이자 수익부문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또한 간편 결제로 대표되는 핀테크와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하는 금융 산업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 그는 금융산업 핵심 키워드를 ‘융합’으로 제시했다. 내부적으로는 은행-비은행 계열사 경계를 허물고 외부적으로는 금융과 비금융, ICT기업과 융합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는 게 김지완 회장의 구상이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