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송금종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1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시켰다. 수출이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비가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경제 성장세를 이어간 데 따른 것이다. 한은은 경제성장 흐름이 지난달 전망한 것과 대체로 일치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7월 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로 제시했다.
한은에 따르면 소비는 고용개선과 추경집행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IT부문 투자 확대 등으로 전망수준을 상회할 조짐이다. 반면 수출과 건설투자는 외국인관광객이 줄고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 등으로 하회할 것으로 평가됐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 수준에서 등락하고 연간으로는 지난달(1.9%)과 같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동결은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정해졌다. 윤면식 부총재가 선임 이후 처음 열리는 금통위에서 한은은 동결을 택했다. 기준금리는 이로써 지난해 6월 0.25%p 인하된 이후 14개월째 발이 묶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오전 금통위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대출은 지난해 대비 증가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9월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나오면 가계부채 증가세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가격에 대해서도 지난 2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나온 이후 오름세가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요국 교역여건 변화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내외로 안정적인 움직임도 함께 고려됐다”며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은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금융안정에 유의하고 주요국 통화정책방향과 가계부채 증가세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연간 3% 경제성장 판단하기 어렵다고 한 근거는?
7월 전망에서 금년 중 경제성장률을 2.8%로 내다봤다. 그 이후 여러 여건 변화 살펴보면 성장세를 부추길 상방 리스크가 있는가 하면 실물경제 위축시킬 변화도 있었다.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더 강화되는 모습이고 추경이 확정돼 집행에 들어갔다. 반면에 북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층 고조됐고 사드 갈등에 따른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이 모든 리스크를 이 시점에서 전망에 반영하기는 곤란하다.
시기적으로 짧고 지정학적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고 더 확대될 위험성이 있다. 그 방향 예상하기 어렵다. 추경집행도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한다. 데이터나 정보를 확인할 필요 있다. 오는 10월에 수치를 내놓을 것이고 현재로서는 구체적 수치를 내놓기는 봐야할 요인들이 많이 있다. (성장률) 3% 달성이 곤란하다라고 단정적 의견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금리인상 전제 조건으로 뚜렷한 성장세를 언급했다. 기준이 뭔가.
뚜렷한 성장세는 단일 수치나 정형화된 수치로 판단할 수 없다.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돌고 물가도 목표 수준에 안착된다면 '뚜렷한 성장세' 기준에 어느정도 충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 중시하는 건 경기와 물가 흐름이 지속적이냐는 판단이다. 잠재성장률 회복세가 기조적으로 나타난다고 판단 된면 뚜렷한 성장세에 부합하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
주택 정책이 통화정책에 긴축 전환시점에 대해 여유를 준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정부가 지난 2일 주택시장 안정화정책을 발표했다. 다음달에 가계부채 대책이 나온다. 그 영향으로 주택시장 안정되고 가계부채 증가가 둔화되면 금융안정 리스크를 다소 줄이는 효과가 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보면 완화 조정 정도가 필요하다고도 얘기했는데 완화 조정 시급성을 줄이는 요인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가계부채 상황이 총량 면에서 보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정체 완화기조를 장기간 지속하면 금융 불균형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가계부채 억제 노력은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금리수익률 곡선이 한은 전망과 다르다.
수익률 곡선이나 장기시장 금리는 기본적으로 수급요인 뿐만아니라 경기여건이나 물가, 통화정책 기조 등에 의해 결정된다. 최근에 고정 3년물을 포함한 장기시장금리가 주요국 통화정책이나 북핵 리스크로 상승했다. 반면 초장기물은 보험사 를 중심으로 한 장기 투자기관 수요가 증대한 수급요인으로 주요국에 비해 초장기물 금리 상승정도가 미미한 상황이다. 장기물과 초장기물 사이 구간에서는 수익률 곡선이 상대적으로 평탄한 것이 사실이다. 수익률 곡선 평탄화 원인과 영향은 늘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정부 부동산 대책으로 소비심리 꺾이고 있다는 조짐이 있다.
부동산 정책으로 시장으로 침체 가능성을 질문했는데 8.2 대책이 한 달 가량 됐는데 점검해보면 투기과열지구를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였지만 시장 침체까지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여러 가지 침체에 따른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5월 통화정책방향에서 발표한 고용상황 후속논의는?
당시 국회에서 한은법 개정안이 논의된 것을 두고 언급했다. 입장변화는 없다. 고용을 한국은행 목적조항에 넣는 건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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