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 씨가 해군 장교로 조용히 입대했다.
이지호 씨는 1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진행된 학사사관후보생 139기 입영식에 참여했다. 이날 오후 1시쯤 검은색 미니밴을 타고 위병소를 통과했으며, 공식 입영식은 오후 3시에 열렸다. 현장 취재진 앞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고, 가족들의 배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모친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동행한 정황이 확인됐으나, 이재용 회장의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지호 씨는 11주간 훈련을 받은 뒤 오는 12월1일 소위로 임관한다. 장교 의무복무 36개월까지 합하면 총 39개월 동안 군 생활을 하게 된다. 보직은 교육 성적과 군 특기 수요에 따라 결정되며, 영어 실력을 살려 통역 장교로 근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00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졌던 그는 병역 의무를 다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일반 사병 대신 복무 기간이 더 긴 장교 과정을 택한 점에서 “재벌가의 군대 회피”라는 오랜 비판을 정면으로 뒤집은 사례라는 평가가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이지호 씨는 캐나다 고교 졸업 후 프랑스 파리 정치대학(시앙스포)에 진학했으며, 최근까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교환 학생으로 공부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스스로 입대를 결정하고 가족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